본문 바로가기

TJ의 책장/일용할 양식

상대방의 감정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 - 스틱 리뷰 (5/6)

상대방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논리를 강요할 때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갈등의 국면을 맞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살아야 마땅하다는 일종의 도덕 명제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다.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는 것은 오히려 특정한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미묘한 감정들이며 단지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해 논리를 덧붙이려고 하는 것이 사람들의 사고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결국 이성보다는 감성이 사람의 행동을 결정하는 주된 요인이기에 스티커 메시지를 작성할 때에도 사람의 감정에 대한 부분을 건드리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부터는 칩 히스와 댄 히스가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을 위해서 사람의 감정을 어떻게 자극해야 한다고 주장하는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5. 감성(Emotion): 사람들을 행동하게 하는 가장 큰 동인

1) 이성에는 닫히고 감성에는 열리는 우리의 마음

우리가 메시지를 전달할 때 상대방의 이성이 아닌 감성에 호소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신이 아프리카의 빈민들을 구제하는 캠페인을 만드는 담당자라고 생각해보자. 이때 아프리카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의 통계적인 수치를 나열하면 그것을 본 사람들의 뇌는 분석적인 사고로 전환되어 스스로 감정을 느끼는 능력을 억제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방법보다는 고통받는 한 아이의 구체적인 이름을 언급하며 한 명의 인생을 살리기 위한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것이 더 많은 후원금을 모을 수 있다.

 

이성보다 감성이 사람들의 행동을 쉽게 움직인다는 사실은 다음 사례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미국의 진실 캠페인은 10대들이 담배 기업 본사 앞에 시체들을 쌓으며 “담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매일 죽어가고 있는지 알고 있나요?”라는 슬로건을 보여주었다. 이 광고는 “생각해보세요. 담배를 피우지 마세요.”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금연 광고보다 10대들에게 훨씬 깊은 인상을 주었다. 전자는 감정을 자극하는 메시지이고 후자는 분석적인 사고를 자극하는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차가운 논리보다 따뜻한 감성이 사람들의 마음을 열 수 있다

2) 감성에 호소하는 3가지 방법

그렇다면 어떠한 방법으로 감정적인 요소를 스티커 메시지를 통해 전달할 수 있을까? 저자는 크게 3가지 유형의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감정을 자극해야 하는지에 대한 비결을 다음과 같이 공개한다.

 

첫째, 감정의 연합을 이용하라

사람들은 자신이 각별하게 여기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과 연합될 때에 마음을 기울이게 된다. '긍정적인 코치 연합'(PCA)을 설립한 짐 톰슨은 ‘스포츠 정신’(자신이 각별하게 여기는 것)이라는 단어가 남용되어서 이제는 그저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그렇지 않은 것)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현실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스포츠 정신’의 본래 의미를 회복하기 위해 ‘경기 존중하기’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개념은 잃어버린 스포츠 정신의 회복을 염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신선한 자극을 주는 스티커 메시지가 되었다. 어떤 소중한 단어가 언어 인플레이션으로 의미가 희석되었다면 그것을 부활시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개인의 이익에 호소하라

카피라이터 존 케이플스는 많은 광고주들이 자신의 능력을 강조하는 것에 도취되어 소비자들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을 강조하는 것을 잊어버리는 현상을 지적하였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이득을 직관적으로 보여주어야 그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얻을 수 있는 추상적인 이득보다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면 '여러분'이 얻을 수 있는 개인적인 이득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사람들의 감정을 더 효과적으로 자극할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의 최고 관심사는 자기 자신이기에 그들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을 강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셋째, 공동체의 정체성에 호소하라

모든 사람들은 매슬로우의 욕구 피라미드에서 공통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자기 존중의 욕구를 추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자기 존중의 욕구가 작동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더 아래 단계에 있는 욕구들을 동기로 가진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공동체 안에서 요구되는 사람들의 정체성에 호소하는 것은 그들의 감정을 자극하기 위한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라크에 파병된 미군을 위해 세워진 페가수스 군사식당은 최상의 질의 음식으로 명성을 떨치는 곳이다. 이 식당을 운영하는 플로이드는 자신의 사명을 단순히 병사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병사들의 사기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타지에 와서 힘들게 일하는 주방 보조들을 이끌기 위해 일을 잘하면 더 많은 휴식시간을 준다는 식으로 그들의 생리적인 욕구에 호소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플로이드는 그의 집단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에 호소하는 방법으로 그의 부하들이 자기 존중의 욕구라는 더 큰 가치를 추구할 수 있도록 도왔고 결국 이것은 그들의 감정을 더 깊이 자극하여 팀을 이끌어 가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공동체 안에서 규명되는 정체성을 통해 사람들은 자기 존중의 욕구를 실현한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스티커 메시지를 만들기 위해 감성에 호소하는 3가지 방법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미 죽은 단어의 의미를 되살리고 개인의 이익에 호소하고 공동체일 경우에는 정체성에 호소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상대방의 감정을 자극하는 방법이었다. 이렇게 상대방의 감정선을 읽어가면서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자신의 기준에 맞춰서 세상을 바꾸려고 하기보다 감정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의 기준에 빠르게 적응하고 이를 잘 활용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은 아닐까?

 

 


< 스틱 리뷰 6부작 >

 

 

돌직구를 날리는 것이 필요한 때도 있다 - 스틱 리뷰 (1/6)

말을 많이 하는 것과 말을 잘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능력이다. 기관총처럼 말을 퍼붓지만 무슨 말을 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 사람이 있는 반면, 평소에 침묵했던 사람이 무심코 꺼낸 한마디�

thejust718.tistory.com

 

언어의 마술사가 될 것인가 관종이 될 것인가? - 스틱 리뷰 (2/6)

당신이 이미 누군가로부터 주목을 받는 상황에 있다면 단순성의 원리를 통해 스티커 메시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애초에 타인의 시선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메시지를 전�

thejust718.tistory.com

 

소통의 벽을 허무는 디테일한 메시지의 마법 - 스틱 리뷰 (3/6)

스티커 메시지를 만들기 위한 첫 번째 원리는 메시지를 길게 늘이지 않고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한 메시지라도 그것이 너무 추상적이라면 사람들의 공감을 자아

thejust718.tistory.com

 

메시지의 신뢰도를 높이는 다섯가지 방법 - 스틱 리뷰 (4/6)

요즘과 같이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진 세상이 과거에 존재한 적이 있었을까? 인터넷의 보급과 SNS의 발전은 현대인들이 수많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활짝 열어주어 그

thejust718.tistory.com

 

상대방의 감정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 - 스틱 리뷰 (5/6)

상대방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논리를 강요할 때 우리는 인간 관계에서 갈등의 국면을 맞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살아야 마땅하다는 일종의 도덕 명제에 따라 행�

thejust718.tistory.com

 

다섯가지 언어의 기술을 담는 그릇 - 스틱 리뷰 (6/6)

비싼 돈을 들여 좋은 식재료를 구했다 한들 이 모든 것을 적절한 비율로 담아 맛있는 요리를 만들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필자의 눈에는 우리가 메시지를 만드는 과정도 이와 크게 다��

thejust718.tistory.com


참고서적

칩 히스, 댄 히스(2020/2009/2007). 『스틱』. 경기: 엘도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