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J의 책장/일용할 양식

지능이 높은 사람의 단점 - 지능의 역설 리뷰(3/3)

지능이 높은 사람의 단점 - 지능의 역설 리뷰(3/3)

 

 

지능이 높은 사람도 단점이 있을까?

 

지난 포스팅에서는 지능이 기호와 가치관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사토시의 주장을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가 주장하는 지능이 높은 사람이 인생에 실패할 확률이 높은 이유와 이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살펴보겠습니다.

 

3. 지능이 높은 사람의 단점

1) 지능이 높은 사람은 인생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진화의 관점에서 볼 때 번식은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가 됩니다. 그렇기에 지능의 역설에 따라서 지능이 높은 여성일수록 아이를 가질 확률이 더욱 낮다고 추측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사회 전체의 일반 지능도 점점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사토시는 주장합니다. 지능이 낮을수록 부모가 더 많은 자식을 낳는 역도태형 출생률’이 계속 되기 때문에 사회의 전반적인 지능 수준이 점점 낮아지는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세기 서구 공업국에서는 린-플린 효과’(Lynn-Flynn Effect)에 따라 일반 지능의 평균이 상승하는 양상을 보여주었습니다. 부모로부터 상대적으로 낮은 지능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아이들이 많이 태어났지만 사회 전반적인 영양과 건강 상태가 향상됨에 따라 최종적으로는 지능 또한 향상된 결과를 보이게 된 것입니다. 지능의 한계치는 부모로부터 유전되지만 이 지능이라는 형질이 발현되는 정도는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것이죠. 동일한 유전자를 물려 받았지만 현대인들이 평균 신장(stature)이 옛날 사람들보다 월등하게 큰 것도 이와 비슷한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서구 사회는 최적의 건강 및 영양 상태를 이루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은 비만과 당뇨병으로 고생하며 유전형질의 발현에 있어 큰 장애물을 직면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통해 서구 사회에서는 린-플린 효과가 끝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서구 사회 선진국들의 평균 지능이 점점 낮아지는 오늘날의 현상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천재들을 배출했던 서구 사회였지만 지능이 높은 사람들은 번식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그 자손 세대에 이르러서는 사회의 평균 지능이 서서히 낮아지는 결과를 맞이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만과 당뇨병은 서구 사회의 평균지능이 낮아지는 원인 중 하나이다

 

2) 지능에 대한 맹목적인 우상화 해체하기

사토시는 지금까지의 통계적인 증거들을 통해 지능은 인간이 지니고 있는 수많은 특질 중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에 지능에 대해 과대 평가된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각 사람마다 키, 몸무게, 머리카락 색깔, 그리고 눈 색깔에도 차이가 있는 것처럼 지능도 개개인마다 차이가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람마다 지능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며 이와 동시에 지능을 인간의 궁극적인 가치를 측정하는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모든 생물이 추구하는 삶의 궁극적인 목적인 번식에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것은 유전자의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상황으로 비춰지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과 코로나 상황 속에서 인간의 가치는 어떻게 규명될 있을까?

이 책에서 사토시는 인간의 가치를 판단하는 유일한 척도가 지능이라고 주장하는 견해를 반박하는 근거들을 내놓습니다. 지능에 대한 유전의 영향은 80%나 되기에 사람마다 지능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높은 지능은 번식의 목표에 역행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일종의 양날의 검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사토시의 주장입니다. 실제로 지능이 높지만 가정을 잘 돌보지 못하거나 다른 기본적인 것들에는 부족한 사례들이 있지요. 지능 이외에도 유전되는 수많은 형질들이 있기에 결국 이 모든 것들이 가장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야만 가치 있는 인간 존재가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특별히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가 한창인 요즘 시대에는 지능을 인간의 가치를 규명하는 척도로 삼기가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보입니다. 소위 인간의 높은 지능을 요구하는 사회의 많은 영역들은 그 일을 컴퓨터에게 맡길 때 이윤 추구를 위해서 더 정확하고 효율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결국 오늘날 사회에서 지능은 인간보다는 컴퓨터의 가치를 판단하는데 쓰이는 척도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적절한 언어 사용으로 보입니다.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컴퓨터에 능력에 비하면 인간의 지능은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니까요.

 

 

지능은 오히려 사람보다 로봇의 가치를 측정하기에 적합한 기준이 아닐까?

 

엎친데 덮친격으로 코로나19의 영향 때문에 이러한 전망은 더욱 촉진되고 있습니다. 경재가 어려워 인권비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이제 많은 사업들은 기회가 된다면 인간의 역할을 대신하는 인공지능을 의존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날의 시대는 더 이상 인간의 가치를 지능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지능 보다는 진화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형질이 인간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자리잡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헝거 게임, 라스트오브어스, 호라이즌 제로 던, 니어: 오토마타와 같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는 과거 원시시대의 진화적으로 자연스러운 가치가 일반 지능 보다 더 중요시되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지능이 높은 천재 과학자들보다 원시시대와 같이 운동신경과 상황판단 능력이 뛰어난 존재들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되기 때문이죠. 인류가 지금까지 낙관적으로 의지했던 지능의 영역이 인공지능에게 넘어가고 코로나로 인해 비롯된 전 세계적인 아노미 현상이 더욱 심각해진다면 머지않은 미래에는 지능보다 진화의 목적에 부합하는 효율적인 생존능력이 더 각광받는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된다면 학자처럼 머리 속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가처럼 생존을 위해 실행에 옮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앞으로 피부에 더 와닿게 느낄 것 같네요. 이상으로 총 3부에 걸친 가나자와 사토시의 책 『지능의 역설』의 리뷰를 마치며 다음 포스팅에서는 신사임당 주언규님의 책 『킵 고잉』을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 지능의 역설 리뷰 3부작 >

 

 

지능에 대한 오해 - 지능의 역설 리뷰(1/3)

지능에 대한 오해 - 지능의 역설 리뷰(1/3) 지능이라는 우상 학창 시절은 지능에 따라서 개인의 가치가 결정되기 쉬운 때였던 것 같습니다. 높은 성적은 대학에 가서 받을 교육의 질을 결정하��

thejust718.tistory.com

 

기호와 가치관의 기원 - 지능의 역설 리뷰(2/3)

기호와 가치관의 기원 - 지능의 역설 리뷰(2/3) 저번 포스팅에서는 사토시가 이야기하는 지능의 역할과 그 한계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지능에 따라 달라지는 인간의 기호�

thejust718.tistory.com

 

지능이 높은 사람의 단점 - 지능의 역설 리뷰(3/3)

지능이 높은 사람의 단점 - 지능의 역설 리뷰(3/3) 지난 포스팅에서는 지능이 기호와 가치관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사토시의 주장을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가 주장하는 지능

thejust718.tistory.com


프리픽 이미지 출처

"비만과 당뇨병은 서구 사회의 평균지능이 낮아지는 원인 중 하나이다"

 

참고서적

가나자와 사토시(2020). 『지능의 역설』. 경기: (주)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