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과 번식을 위한 남녀의 화합 - 욕망의 진화 리뷰(3/3)

생존과 번식을 위한 남녀의 화합 - 욕망의 진화 리뷰(3/3)

 

 

결국 삶을 지속하기 위해서 남녀는 화해할 수밖에 없다

 

지난 포스팅에서는 데이비드 버스가 분석한 남녀 갈등 상황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버스가 주장하는 남녀 화합의 비결과 이에 대한 필자의 견해를 알아보겠습니다.

 

3. 생존과 번식을 위한 남녀의 화합

화합을 위한 예비 단계: 갈등의 원인 이해하기

버스는 남녀의 갈등을 일으키는 성 전략은 사회적인 맥락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그 원리를 잘 이해하는 것이 갈등을 줄이기 위한 시발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흔히 페미니즘에서는 남성이 여성을 억압하기 위해서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협력한다고 하면서 남성이 모든 갈등의 원인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남녀 모두는 이상적인 배우자를 찾기 위해 동성 구성원들에 맞서 끊임없이 경쟁해야 했습니다. 그렇기에 가부장제가 정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남성은 자원을 통제해야 하기에 서로 강한 동맹을 맺을 필요가 있었고 여성은 상대적으로 그럴 필요가 적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남성의 자원 통제는 부분적으로 자원을 공급하는 배우자를 원하는 여성의 선호에서 유래합니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성 전략에서 비롯되었다고 해서 상대 배우자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지금까지 항상 자신의 환경에 따라서 단기적인 짝짓기와 장기적인 짝짓기 전략을 모두 사용해 왔습니다. 그렇기에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한 욕망을 이해하지 못하고 막연히 분노만 표출하는 것은 갈등을 더 심각하게 만들 뿐입니다. 또한 문화적 맥락에 따라서 그리고 생애 초기의 경험에 따라서 개인이 추구하는 짝짓기 전략은 달라집니다. 보수적인 문화에서는 짝짓기를 위해 순결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고 불안정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은 상대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양한 짝짓기 상대를 찾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는 남녀의 화합을 위한 첫번째 단계이다

 

서로의 필요를 맞추어주는 사랑

결국 남녀가 갈등 관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은 생존과 번식에 대한 상대방의 요구를 맞춰주는 것에 있습니다. 두 사람의 유전자를 전달하는 매개체인 자녀는 남녀의 사랑을 지속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요소입니다. 갈등이 있어도 번식의 목적을 위해서 서로 화합하는 것이죠. 또한 상대방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성적으로 충실한 것도 사랑을 지속하게 하는 열쇠입니다. 여성은 신체적인 매력을 유지하며 남편에게 친절, 애정, 그리고 헌신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남성은 충분한 자원을 가져오고 아내에게 친절, 애정, 그리고 헌신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우리 안에서는 여전히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짝짓기 전략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습니다.

 

 

적자생존의 세상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

진화는 아주 오랜 세월에 걸쳐 일어나기 때문에 원시 시대에 맞추어진 남녀의 짝짓기 전략이 아직까지도 우리 안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버스의 주장은 사실 그리 놀라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버스는 남녀의 성 전략에 대한 자신의 이론을 뒷받침하기 막연한 추측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와 환경을 넘나드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통계 자료들을 철저하게 언급합니다. 즉 그의 주장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삶을 토대로 작성된 것이기에 이러한 삶의 현상은 우리의 일상에서 이미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버스는 새로운 발견을 했다기보다는 지금까지 감정적으로 은밀하게 다루어진 문제를 진화라는 개념을 통해 공적인 담론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학문적인 기여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성은 남성의 경제적 가치를 중시하고 남성은 여성의 성적 매력을 중시하는 현상이 인류 전반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은 어떤 이들에게는 불편한 진실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적자생존의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우리는 문제의 원인을 상대방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서 찾을 여지를 갖게 됩니다. 자기 자신을 돌보고 스스로의 매력을 향상시키는 것만이 생존과 번식을 위한 유일한 해결책임을 깨닫고 일종의 배수진을 치고 삶에 열중할 때 우리는 조금씩이나마 스스로의 가치를 향상 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스스로를 돌볼 때 매력이 상승하고 매력이 상승하면 이성의 관심을 얻는다 

 

저자는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다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남녀 성 전략을 분석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머릿속으로 이해한 모든 것을 삶에서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전에는 귀했던 수많은 정보가 지금은 마구 쏟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보를 활용하여 자신의 삶을 바꾸는 사람은 정말 극소수입니다. 결국 저자는 너무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고 남녀 갈등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식이 있더라도 심리적인 두려움 때문에 혼자서는 아무것도 시도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국 우리들은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외부로부터 인격적인 도움을 받게 됩니다. 사랑을 받은 만큼 성숙할 수 있고 성숙한 만큼 더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사람이니까요. 그렇기에 지금까지 성숙해져 온 삶에 감사하고 앞으로 더 좋은 사람들과 만날 기회의 창을 열어 놓는다면 우리 마음은 날이 갈수록 단단해져 갈 것입니다. 남녀 간의 갈등은 평생 해결해야할 문제로 남겠지만 그것을 대하는 고통의 역치는 점점 줄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것으로 총 3부에 걸친 데이비드 버스의 책 『욕망의 진화』의 리뷰를 마치며 다음 포스팅에서는 가나자와 사토시의 책 『지능의 역설』을 리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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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망의 진화 리뷰 3부작 >

 

남녀의 짝짓기 전략 분석 - 욕망의 진화 리뷰(1/3)

짝이 된 남녀의 갈등 - 욕망의 진화 리뷰(2/3)

생존과 번식을 위한 남녀의 화합 - 욕망의 진화 리뷰(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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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픽 이미지 출처

"역지사지(易地思之)는 남녀의 화합을 위한 첫번째 단계이다"

"스스로를 돌볼 때 매력이 상승하고 매력이 상승하면 이성의 관심을 얻는다"

 

참고서적

데이비드 버스(2020/2007). 『욕망의 진화』. 서울: (주)사이언스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