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이 된 남녀의 갈등 - 욕망의 진화 리뷰(2/3)

짝이 된 남녀의 갈등 - 욕망의 진화 리뷰(2/3)

 

 

서로 다른 남녀가 결국엔 싸울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번 포스팅에서는 남녀의 짝짓기 전략에 대한 데이비드 버스의 주장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남녀가 직면하는 갈등 상황에 대한 그의 분석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2. 짝이 된 남녀의 갈등

배우자를 지키기 위한 질투의 감정

남녀가 짝짓기에 성공했다고 할지라도 자신의 배우자를 지켜내지 못한다면 그동안 했던 노력이 모두 허사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발달된 심리 기제가 바로 질투라는 감정입니다. 여성은 번식을 위해서 배우자로부터 자원과 헌신을 보장받는 것이 중요하기에 배우자가 제삼자에게 자신의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면 질투를 느끼게 됩니다. 이와 반면에 남성은 부성을 보장 받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배우자가 제 삼자와 성적인 부정을 저지르게 되면 질투를 느끼게 되지요.

 

이러한 이유로 인류는 배우자를 지키기 위해서 다양한 해결책을 내놓게 됩니다. 첫째는 배우자를 유혹할 때 했던 행동을 함으로써 상대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입니다. 남성은 자원을 원하는 여성에게 비싼 선물을 주거나 여성은 성적 매력을 원하는 남성을 위해 자신의 외모를 향상시킵니다. 둘째는 동성 경쟁자의 접근을 애초에 차단시키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여러 문화권에 걸쳐서 아내를 숨겨놓는 관습이 있었고 오늘날에도 경쟁자가 있는 파티에는 배우자를 데리고 가지 않는 등의 전략이 사용됩니다. 셋째는 감정적인 조작을 통해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입니다. 여성은 제삼자와의 친밀함을 통해 배우자의 질투를 유발해서 관심을 돌릴 수 있습니다. 이와 반면에 남성은 배우자 앞에서 저자세를 취하고 순종하는 행위를 통해 여성의 동정을 유발합니다. 넷째는 배우자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폭력을 행사하는 것입니다. 경쟁자를 때려눕힐 수도 있지만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해서 경쟁자가 얻을 잠재적인 이득을 사전에 차단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질투는 경쟁자로부터 배우자를 지키기 위한 심리적인 기제이다 

 

성적 갈등의 기원

서로 이미 짝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부간에 갈등이 생기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남성과 여성의 성 전략을 다시 살펴보아야 합니다. 버스는 남성은 번식의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 여성의 작은 관심도 성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게 진화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이와 반면에 여성은 이러한 남성의 오지각을 이용하여 남성의 자원을 착취하려고 하기에 성관계를 보류하는 경향이 생겼습니다. 결국 이성을 유혹하기 위해서 여성은 섹스로 남성은 헌신으로 상대방에게 일종의 사기를 치게 되는 환경이 조성됐습니다.

 

이에 따라 부부의 연을 맺은 이후로 상대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면서 남녀간에 갈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남성은 번식을 위해서 많은 여성과 관계를 맺으려면 각각의 애정 관계에 적은 노력을 들여 다른 여성에게 쓸 에너지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그렇기에 여성은 남성이 정이 없는 것에 대해서 불평하고 남성은 여성이 너무 많은 정을 요구한다고 불평하게 되죠. 이뿐 아니라 여성은 부분적으로 자원을 보고 배우자를 선택하기 때문에 남성으로부터 자원이 신속하게 들어오지 않으면 불평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여성은 짝짓기 이전에 남성에게 더 많은 헌신을 요구하고 그 남성의 가치에 대해서 주변 사람들과 깊게 상의합니다. 이와 반면에 남성은 여성의 속임수를 피하기 위해서 여성의 성적 평판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애쓰려 노력하는 경향이 보입니다. 하지만 서로를 속이고 그 속임수를 간파하는 남녀의 성 전략은 '공진화'(co-evolution)하기 때문에 남녀는 서로에 대한 속임을 계속하면서 나선형의 군비 확장 경쟁을 합니다. 이를 통해 성적 부정, 불임, 성관계 거부, 경제적 원조의 부재, 잔인성과 불친절 등의 문제가 수면으로 올라와 많은 부부들은 결국 파경에 이르게 됩니다.

 

 

남녀의 성적 갈등은 서로 속고 속이는 나선형의 군비 확장 경쟁과 같다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성적 갈등

성적 갈등은 배우자를 얻기 위해 서로를 속이는 남녀의 성 전략에 의해서 발생할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필연적으로 다가오게 되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여성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번식 잠재력이 줄어들어서 배우자로서의 가치가 자연스럽게 낮아지게 됩니다. 이에 따라서 배우자에 대한 성적 흥미가 사라지게 되면서 배우자에 대한 남성의 헌신도 점점 약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여성의 혼외정사 비율은 번식이 가능한 연령이 끝나는 40대 주위에서 가장 높다고 합니다. 이것은 평생에 걸쳐서 혼외정사 비율이 높은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특수한 현상입니다.

 

또한 남성들은 여성에게 공급하기 위한 자원을 얻기 위해서 위험한 일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기에 사망률이 여성보다 훨씬 높습니다. 이에 따라 짝짓기 할 남성의 수가 여성보다 현저하게 줄어들어서 여성이 짝짓기에서 밀려나는 ‘결혼 압착’(marriage squeeze)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단기적인 짝짓기를 추구할 여성이 많아서 남성이 배우자에게 헌신할 확률이 줄어들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확률 또한 줄어들게 됩니다. 이와 반대로 남성의 숫자가 더 많은 상황이 발생하면 여성이 관계에 대한 주도권을 줄 수는 있으나 남성은 경쟁자로부터 배우자를 지키기 위해 더 폭력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기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녀의 50%가 평생동안 결혼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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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에서는 남녀의 갈등 상황에 대한 데이비드 버스의 분석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갈등 상황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이어가게 하는 남녀 화합의 비결에 대한 그의 주장과 이에 대한 필자의 견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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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망의 진화 리뷰 3부작 >

 

남녀의 짝짓기 전략 분석 - 욕망의 진화 리뷰(1/3)

짝이 된 남녀의 갈등 - 욕망의 진화 리뷰(2/3)

생존과 번식을 위한 남녀의 화합 - 욕망의 진화 리뷰(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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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서적

데이비드 버스(2020/2007). 『욕망의 진화』. 서울: (주)사이언스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