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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J의 책장/일용할 양식

생각 정리 스킬 대방출 - 정리하는 뇌 리뷰(2/3)

생각 정리 스킬 대방출 - 정리하는 뇌 리뷰(2/3)

 

 

정리되지 않은 정보는 막대한 에너지 손실을 유발한다

 

지난 포스팅에서는 정리되지 않은 마음으로 인해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스트레스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뇌의 정보 과부하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서 레비틴이 제안하는 생각 정리 스킬들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 생각 정리 스킬 대방출

뇌의 외장 메모리인 안부터 정리하자!

현대인들은 인류의 조상들보다 더 많은 수의 물건들을 가지게 되면서 뇌에 과부하가 걸렸고 이에 따라 혼자서 모든 소유물을 관리할 수 없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레비틴은 자신의 환경을 일종의 정신적인 보조도구로 활용하여 뇌의 부담을 줄일 수 있어야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창조적인 과제를 수행하는데 더 많은 에너지를 쓸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외장 메모리를 통해 정보 용량에 대한 컴퓨터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듯이 뇌도 효율적으로 작동하려면 외부 공간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의 여유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죠.

 

실험에 따르면 인간의 작업 기억은 종류가 네 가지를 초과하게 되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따라서 최대 4가지 종류의 범주에서 자신이 가진 사물을 분류해야 합니다. 또한 분류를 할 때는 너무 많지 않은 사물들을 하나의 공통점으로 엮어서 특정한 범주 안에 놓아야 합니다. 이때 환경을 공간에 따라 나누어 눈으로 쉽게 구분되도록 정리해야 뇌에서 환경으로 기억 기능의 일부가 옮겨질 수 있습니다. 특별히 라벨을 잘못 붙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되도록이면 새로운 기준이 아니라 이미 있는 기준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사용할 수 없는 물건을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정리된 장비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눈에 쉽게 들어온다

 

만약 집안이 정리가 되지 않아서 하나의 일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멀티태스킹을 시도하게 되면 뇌에 큰 부담을 주게 됩니다. 사실 우리의 뇌는 멀티태스킹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일어나게 되는 현상은 단지 뇌가 신속하게 한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이동하는 것뿐입니다. 이에 따라 멀티태스킹은 뇌를 과도하게 자극하게 되고 이것은 투쟁-도피 호르몬인 아드레날린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생산을 촉진합니다.

 

결국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 뇌는 외부 자극을 계속 찾아 나서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도파민 중독 피드백 고리를 형성하여 뇌가 한가지 일에 집중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죠. 또한 단순히 멀티태스킹의 기회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인간의 유효 IQ가 낮아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합니다. 심지어 멀티태스킹이 야기하는 인지적인 상실은 마리화나 흡연에 의해 비롯된 수준보다 훨씬 더 크다고 하니 정리를 통해 우리 뇌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범주화의 오류에 빠지지 않기 위해 사회관계를정리하자!

뇌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리해야 하는 것은 주변의 물건만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관계들 또한 포함하고 있습니다. 즉,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정보뿐만이 아니라 외부로부터 새롭게 유입되는 정보들도 정리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레비틴은 위키피디아와 같이 거대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크라우드 소싱(crowd-sourcing)은 대중의 목소리를 모아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는 사이버 공간은 무지한 사람들이 자신의 힘을 과시할 수 있는 상황을 허용하기 때문에 정보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대중의 힘을 이용하는 크라우드소싱은 정보를 분별하는 능력이 있다면 유용할 수 있다

 

사회관계가 정리하기 복잡한 이유는 사람들이 의도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간접 화행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말 자체가 아니라 그 말의 의도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정보를 정리하는데 에너지가 많이 듭니다. 또한 정보가 많아진 만큼 인간관계에 있어서 고려할 사항들도 적지 않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정보를 처리하면서 뇌는 신경 자원을 매우 빨리 소진해 버립니다. 결국 이러한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 인간의 뇌는 상황의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귀인 오류에 빠지고 외집단을 쉽게 일반화하여 비난의 대상으로 삼아버리는 경향을 갖게 됩니다. 마음속에서 이러한 범주화의 오류를 범할 수 있음을 항상 의식해야만이 우리는 정보를 왜곡되게 해석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뇌가 효율적으로 작동할 때 시간관리도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뇌가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 정리되어야 할 공간인 우리의 내부(집안)와 외부(사회관계)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문제의 원인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발견한 것이지요. 이제부터는 이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 즉 이 모든 공간을 관통하는 우리의 시간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인간의 시간관리 능력은 충동을 억제하는 뇌의 영역인 전전두엽과 관련됩니다. 전전두엽이 손상된 사람은 시간관리 능력이 심하게 저하되고 이것이 심해지면 창의성을 잃어버리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지요. 또한 전두엽의 도파민성 뉴런이 과도하게 성장하면 이것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반복 행동을 보이는 자폐증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와 반대로 도파민성 뉴런이 감소하게 되면 주의력결핍장애가 발생합니다. 결국 시간관리를 잘하기 위해선 뇌의 효율성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정보를 정리해서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시간관리는 결국 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에 따라 달려있다

 

뇌는 한가지 과제에 집중할 때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덜 피곤하다는 사실을 앞에서 이미 살펴보았습니다. 이것은 멀티태스킹이 지속적인 생각을 붕괴시킴으로써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없게 하고 이러한 상황은 우리의 정신이 쉽게 중독의 고리에 빠지도록 유도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규모의 과제를 수행할 때는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실행 가능한 덩어리로 쪼개서 각 단계를 순서대로 마무리하는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한 단계의 일이 마무리될 때까지 끝까지 집중해서 한가지 주의 세트만 유지되게 하는 것이 이 전략의 핵심입니다. 이렇게 되면 각 단계를 마무리할 때마다 신경화학적인 만족을 얻을 수 있어서 일을 지속하기 더욱 쉬워지게 됩니다.

 

우리가 어떤 정보를 습득했을 때 그것을 머릿속에 저장하는 기억의 응고는 며칠밤에 걸쳐 연속적으로 이루어지기에 규칙적인 수면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별히 잠을 자면 통찰이 필요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두배 이상 높아지기 때문에 가장 불쾌한 일은 의지력이 충만한 아침에 처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또한 뇌가 몰입 상태에 들어가면 신경 쓰지 않아도 저절로 집중하게 되어지기에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환경과 일정을 최대한 익숙하게 조정해 뇌의 긴장을 풀어서 더 쉽게 몰입 상태에 들어갈 수 있다면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의지만으로 버티기에는 우리의 뇌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의 용량 자체에 한계가 있으므로 뇌가 작동할 수 있는 최적화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기저율을 무시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조심하자!

레비틴은 의료 서비스와 같이 생명과 관련된 중요한 정보를 처리할 때 어떤 일이 일반적으로 발생하게 될 확률기저율을 무시해서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는 경우에 대해 특별히 구별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의사의 말이나 특수한 데이터에 혹하여 어려운 결정에 대해 막연한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죠. 이에 리비틴은 기저율을 고려해 좀 더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방법인 사분표를 소개합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어떤 병에 대하여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합시다. 그런데 의사가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이유로 부작용의 위험이 있을 수 있는 어떤 약물을 복용하라고 합니다. 이때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그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사분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분표의 예시

 

기저율에 따르면 무작위로 뽑았을 때 그 질병에 걸릴 확률은 0.0001입니다. 그리고 거짓 양성과 거짓 음성이 나타날 확률은 각각 2%라고 가정해봅시다. 그렇다면 걸리지 않은 9,999명의 2%인 200명은 거짓 양성을 받은 것이고 걸린 1명의 2%인 0명은 거짓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때 양성 판정을 받았을 때 실제 그 질병에 걸렸을 확률은 1/201인 49%가 됩니다. 따라서 실제로 병에 걸렸을 확률은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위험한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는 의사의 결정은 섣부른 판단이 됩니다.

 

이렇게 정보를 처리하는데 있어서 외부의 도구(여기서는 사분표)의 도움을 받아 뇌가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우리는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편향을 미리 알고 얻을 수 있는 최대한으로 정확한 통계로 무장하여 어려운 판단을 내려야 할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레비틴의 주장입니다. 의사에게 말에 절대적으로 순종할 것이 아니라 서로 문제를 해결하는 파트너 관계가 되어 정보를 더 정확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의사와 환자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서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

 

뇌의 활성화 정도를 고려하여 비즈니스의 효율을 극대화하자

레비틴은 비즈니스의 세계에 이미 뇌를 효율적으로 정리하는 원리가 들어와 있음을 지적합니다. 기업에서는 노동자가 해야 할 모든 행동지침을 안내서에 기록하여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노동을 하는데 필요한 기술에 대한 기억을 책이라는 외부의 시스템에 저장하여 굳이 한 사람이 그것 때문에 뇌를 혹사하지 않도록 효율을 높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경영의 측면뿐만이 아니라 노동자의 입장에서도 뇌가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만이 비즈니스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됩니다. 직원들의 동기를 자극하여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작업 환경을 제공해야 하고 일에 집중하는 시간을 큼직하게 할당하고 그 사이에 정신 회복을 위한 다른 활동을 끼워 넣어서 노동자들의 뇌가 작동하기 위한 최적의 시간관리를 해야 합니다.

 

 

쾌적한 작업 환경은 최상의 생산성으로 이어진다

 

또한 노동자뿐만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뇌도 활성화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케팅에 있어서 과도한 정보는 소비자들의 수행 능력을 떨어지게 하기 때문에 적절하게 조절해야만 합니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받았을 때 수행 성과가 더 좋아지고 이해하기 힘든 정보는 그들의 뇌를 혹사시켜 신경적인 대가를 초래하게 됩니다. 소비자에게 전달하려는 내용이 구조화되어 있다면 그것을 기술하기 위한 정보의 양은 줄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지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보다 질서 정연한 정보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마케팅에 있어서 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레비틴이 제시하는 생각 정리 스킬들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정리된 마음이 필요한 이유에 대한 레비틴의 주장과 이에 대한 필자의 견해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정리하는 뇌 리뷰 3부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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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서적

대니얼 J. 레비틴(2020/2015). 『정리하는 뇌』. 서울: (주)미래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