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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욕망의 공략 -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리뷰(3/3)

소비자 욕망의 공략 -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리뷰(3/3)

 

 

다양한 유형의 소비자를 어떻게 공략할 수 있을까?

 

지난 포스팅에서는 뇌 유형, 성별, 그리고 연령에 따라 분류된 호이젤의 소비자 욕망 유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호이젤이 어떠한 전술과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욕망을 공략하는지를 알아보고 이에 대한 필자의 평가를 살펴보겠습니다.

 

3. 소비자 욕망의 공략

전략: 감정을 자극하는 구체적인 상품 이미지를 구축하라!

 

브랜드 확립의 중요성

소비자의 욕망은 뇌 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상호작용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구매 결정의 여부는 제품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감정적으로 유용하게 작용하는지에 따라 달려있지요. 호이젤은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마케팅 전략은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브랜드를 확립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뇌 과학적인 연구 결과는 소비자가 자신에게 호감인 제품을 선택할 때 전전두피질의 활동이 급격하게 저하되는 것을 보여줍니다. 즉, 이미 이 상품에 대한 긍정적인 신경 네트워크가 강력하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비판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느라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뇌는 판단하는 것이죠. 따라서 소비자의 감정 영역들을 긍정적으로 자극하여 뇌의 경계를 사전에 풀 수 있게 하는 브랜드 구축이 소비자 욕망을 공략하기 위한 핵심 전략입니다.

 

주의해야 할 것은 젊은 사람의 뇌와 나이 든 사람의 뇌가 보이는 차이점 때문에 한번에 모든 연령대를 목적으로 브랜드를 구축하면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젊은이들은 뇌에서 자극과 지배 시스템이 활발하게 작동하므로 새로운 신경 네트워크를 손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균형 시스템이 가장 활발한 노년층의 뇌는 새로운 네트워크 형성에 저항하며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가치들을 고집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긍정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브랜드를 구축하되 처음부터 젊은 사람들을 주된 소비자층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입니다.

 

 

애플은 대표적으로 젊은 사람들의 감성을 잘 끌어올린 브랜드이다

 

큐 매니지먼트의 활용

그렇다면 소비자의 뇌를 자극하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까요? 상품의 이미지는 마케팅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자극과 신호에 따라서 결정됩니다. 따라서 호이젤은 고객이 의식할 수는 없지만 그들을 무의식적으로 자극하는 기술인 큐 매니지먼트(Cue-Management)에 주목합니다.

 

소비자들의 실제 구매 결정은 이성적인 판단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디테일을 통해 전달되는 무의식적인 메시지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그렇기에 마케팅을 할 때는 학문적이고 딱딱한 언어보다는 소비자의 감정을 자극하는 활동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뇌는 단순한 문장을 좋아하기에 소비자가 3초 이내에 인지할 수 있는 쉬운 단어들을 사용해야 소비자의 뇌가 피로를 느끼지 않고 마케팅의 내용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언어적인 메시지들은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하는 제품을 향하는 일관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또한 제품을 통해 전달된 서비스는 목표 소비자층의 욕망을 충족시키는데 집중해야 하죠. 특별히 뇌는 마지막 체험을 더 잘 기억하는 경향이 있기에 서비스의 끝에 가장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 필요합니다.

 

결국 구매를 유도하려면 소비자들의 감정을 자극해야 하고 감정을 자극하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마케팅의 세부적인 메시지라는 것이 호이젤의 결론입니다. 이제부터는 준비된 상품을 가지고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구체적으로 어떤 전술을 펼쳐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전술: 소비자 입장을 고려한 최적의 구매 환경을 제공하라!

 

판매 환경의 최적화 작업

소비자의 감정을 자극하는 상품과 서비스가 준비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판매하는지에 따라서 실제 마케팅의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구별되는 판매 장소의 특징을 잘 파악하여서 소비자들에게 최적화된 구매 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호이젤은 상품이 판매되는 장소(POS, Point of Sale)를 균형, 지배, 그리고 자극 시스템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다음과 같은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균형 시스템

“단순하고 신뢰할 수 있는 쇼핑”
: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단순하고 편한 쇼핑을 원함

 

자극 시스템

“체험과 영감을 중시하는 쇼핑”
: 강렬한 체험과 즐길 거리를 주는 쇼핑을 원함

 

지배 시스템

“효율적이고 쉬운 쇼핑”
: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효율적인 쇼핑을 원함

“독점적 쇼핑”
: 유행에 민감하고 독점성이 강한 쇼핑을 원함

 

이와 같은 판매 장소에서의 소비자 욕구를 감정 시스템에 따라 구별하면 다음 도표와 같이 뇌 유형에 따른 소비자의 욕망에 따라서 서로 다른 마케팅 전략이 가능해집니다.

 

 

소비자의 뇌 유형에 따라서 판매 환경 또한 차별화되어야 한다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상품과 서비스뿐만이 아니라 그것을 구입하는 행위 자체도 소비자들의 욕망을 충족시킬 때 최종적으로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의 수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죠. 제품의 구상에서 판매까지 모든 세세한 과정에서 소비자의 욕망은 첫 번째로 고려되어야 합니다.

 

온라인에서의 판매 환경에서는 기본적으로 오프라인에서의 소비자 욕망에 대한 모든 요소를 고려해야 하지만 특별히 디지털 상황에서 뇌의 자극 시스템과 지배 시스템이 더 활성화되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의 뇌는 프린트된 아날로그 형태의 텍스트를 읽을 때보다 디지털 형태의 텍스트를 읽을 때 더 흥분한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따라서 소비자의 뇌가 스트레스를 받아 피로해져 구매 의욕이 떨어지지 않도록 절제된 디자인과 텍스트를 통해 감정 부하와 인지 부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래 환경의 최적화 작업

구매 환경의 최적화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판매 환경뿐만이 아니라 기업(B2B, Business-to-business)을 대상으로 하는 거래 환경의 최적화로까지 이어져야 합니다. 호이젤은 Limbic®맵에 나타난 감정들을 기업 간의 거래 상황에 맞는 용어들로 바꾸어서 다음의 도표와 같이 정리합니다.

 

 

B2B Limbic®맵 또한 대뇌 변연계의 감정 시스템에 근거한다

 

사람들은 ‘자기선택 편향’ 메커니즘에 따라 자신의 감정 시스템에 어울리는 직업과 환경을 선택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에 따라 적절한 심리적 조치를 취해 거래에서 우위를 독점할 수 있다는 것이 호이젤의 주장입니다. 거래 상대의 개인 프로필에 따라 응대 멘트를 바꿈으로써 판매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죠.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판매이든 기업을 대상으로 한 거래이든 먼저 상대방의 심리 유형을 파악하고 이를 자극하는 큐 매니지먼트를 통해 대처하는 식의 패턴은 동일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적용될 수 있는 지피지기 백전불태의 전술

손자병법을 읽어보면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이 나옵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입니다. 즉, 전쟁에서 승리를 확신할 수는 없더라도 패배할 확률을 최대한 줄임으로써 상대방이 실수를 하는 틈을 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호이젤의 Limbic®맵은 시장이라는 전쟁터에서 이러한 지피지기 백전불태의 전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서로 보입니다. 뇌 과학을 통해 사람이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심리적인 상태를 파악하여 자신의 성격과 상대방의 성격을 알 수 있고 이에 따라 적어도 인간 심리에 대한 무지로 사업이 망하게 되는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대 중국의 병법서 손자병법의 대나무 사본

 

특별히 저자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뇌 과학과 같은 자연과학적 근거들을 인용하면서도 그것이 심리학과 같은 다른 학문분야의 이론들과 어떻게 조화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였다는 것이 인상이 깊게 남습니다. 또한 통계자료의 표본이 독일 국민을 토대로 하였다는 것을 밝히고 다른 문화권에서는 변수가 있을 수 있음을 언급하는 점에서 저자의 주장의 정교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신선한 주제를 다양한 근거들을 통해서 균형 있게 제시한 책이었습니다.

 

호이젤의 주장을 한국적인 상황에서 실제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서구권과 다른 문화적 요소들을 추가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국이 동아시아 문화권에 위치해 있는 사실뿐만이 아니라 한국만의 특수한 민족적인 정서가 나라 전반에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엔 스스로 부딪혀 보면서 저자의 이론을 자신의 환경에 맞게 최적화시켜 나가는 것이 독자들에게 남겨진 과제입니다. 호이젤이 B2B 거래를 위해서 Limbic®맵에 약간의 변형을 가한 것처럼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된 Limbic®맵을 만들어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도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한편 호이젤은 신경 마케팅을 통한 일종의 조작 행위가 윤리적으로 정당한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그것이 사람의 이익을 위한다는 전제하에서는 괜찮은 행위로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필자는 같은 행위라도 그 행위의 목적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고 보는 입장이기에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는 바입니다. 또한 아무리 소비자의 욕망을 겨냥한 효과적인 마케팅이라 할지라도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진정한 필요를 채우지 못하는 제품은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기에 혹시나 발생할 부작용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이것으로 총 3부에 걸친 한스-게오르크 호이젤의 책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의 리뷰를 마치며 다음 포스팅에서는 대니얼 J. 레비틴의 책 『정리하는 뇌』를 리뷰하겠습니다.

 

 


<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리뷰 3부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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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서적

한스-게오르크 호이젤(2020/2019).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서울: (주)비즈니스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