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J의 책장/일용할 양식

소비자 욕망의 기원 -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리뷰(1/3)

소비자 욕망의 기원 -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리뷰(1/3)

 

 

인간의 삶은 수 많은 종류의 욕망으로 가득 차 있다

 

서로의 욕망에 대해 무지한 사회

가끔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외출을 하려고 입고 나갈 옷을 고를 때면 함께 사는 친동생의 조언을 구할 때가 있습니다. 제 자신이 원하는 코디와 동생의 의견이 자주 충돌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동생이 추천해 준 옷이 실제로 더 잘 어울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이처럼 자신이 욕망하는 것과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이 현실에서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경우에는 오히려 제삼자의 관점에서 볼 때 자신이 정말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지요.

 

그렇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필요한 것을 추구하는 합리적인 방식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필요를 쫓기보다는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의사결정을 내리기 때문입니다. 제가 실제로 잘 어울리지도 않는 스타일을 맹목적으로 추구했던 것처럼 말이죠. 제 동생은 저의 필요에 대해서는 잘 알았지만 제가 무엇을 욕망하는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결국 그는 탁월한 조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했고 이에 저는 어울리지도 않는 옷을 입고 외출했다가 뒤늦게야 속으로 후회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서로의 필요에 대해서는 알 수 있어도 서로의 욕망에 대해서는 다소 무지한 사회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래서 좋은 의도로 접근했지만 어느 순간 친절이 오지랖으로 변질되어 버리고 결국 서로 기분만 상하는 경우도 많이 있지요. 인간 관계에 있어서는 논리(필요)보다도 감정(욕망)이라는 요소가 더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에 이러한 일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상대방의 욕망을 미리 파악하고 대처하지 않는다면 어떤 방법으로도 그를 만족시킬 수 없을 겁니다.  

 

 

소비자의 욕망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일상생활보다도 이 원리가 가장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하는 세계가 있습니다. 바로 소비자들의 욕망을 파악해야하는 비즈니스의 세계입니다. 소비자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제품을 만들어서 그들이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이윤 창출과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이죠. 아무리 소비자의 필요를 만족시키는 좋은 제품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욕망을 충분히 고려하며 마케팅하지 않는다면 판매의 첫 단추부터 꿰기가 어려워집니다.

 

독일의 경제학자 한스-게오르크 호이젤은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라는 책에서 뇌 과학 연구의 결과들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지금까지의 다양한 해결책들을 보완하고자합니다. 호이젤은 기존에 행해져 왔던 시장조사나 심리학과 사회학의 방법만으로는 소비자를 이해하는데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는 인간에게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는 뇌 속의 생물학적인 메커니즘을 통해 소비자의 욕망에 대한 매우 새롭고 흥미로운 접근을 시도합니다. 지금부터는 그가 주장하는 소비자 욕망의 기원과 유형 그리고 이에 대한 공략에 대해서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합시다.

 

 

뇌에서 비롯되는 소비자의 욕망

1. 소비자 욕망의 기원

호이젤은 인간의 욕망이 대뇌 변연계(limbic system)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감정들 사이의 긴장 관계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이 감정들 간의 상호 작용을 균형, 자극, 지배라는 세 가지 시스템을 축으로 하는 Limbic®맵을 통해서 설명합니다.

 

 

인간의 모든 욕망은 Limbic®맵 위에 도식화할 수 있다

 

Limbic®맵은 심리 연구와 뇌 연구의 결과를 서로 조합한 것으로 뇌의 비슷한 위치에서 분비된 신경전달 물질에 의해 발생하는 인간의 감정과 동기를 보여주는 지도입니다. 안전에 대한 욕망과 관련된 감정들은 균형 시스템을 중심으로 포진해 있고, 체험에 대한 욕망들은 자극 시스템 주위에 모여 있으며, 권력을 지향하는 욕망의 감정들은 지배 시스템 주변에 위치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분적으로는 독립적이지만 각 시스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놀이(자극 시스템), 사냥싸움(지배 시스템), 그리고 돌봄결합(균형 시스템)이라는 모듈이 있습니다. 또한 성욕은 모두 자극 시스템과 관련이 있으면서도 남성은 지배 시스템, 여성은 균형 시스템과 더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이 보입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세 가지 시스템이 정반대 위치한 혼합 감정들과 팽팽한 긴장관계를 이룬다는 사실입니다. 균형 시스템은 모험/스릴(자극 + 지배)이라는 감정과 대립하면서 보존적 긴장과 혁명적 긴장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며, 자극 시스템은 규율/통제(지배 +균형)와 쌍을 이루어 쾌락주의적 긴장과 금욕주의적 긴장의 대립을 나타내고, 지배 시스템은 환상/향유(균형 + 자극)의 감정을 마주하면서 이기주의적 긴장과 이타주의적 긴장의 관계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긍정적인 감정들은 Limbic®맵에 나타난 욕망들이 충족될 것이라는 보상 시스템에 의존하고 부정적인 감정들은 그 욕망들을 충족하지 못해 받는 처벌인 회피 시스템에 의존합니다. 호이젤은 대뇌변연계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이러한 소비자의 감정과 동기를 긍정적으로 활성화시킬 때 상품은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즉, 더 강하게 인간의 감정을 자극할수록 더 가치 있는 상품이 된다는 말이죠.

 

 

소위 합리적인 판단 또한 사실 감정에 기반을 두고 있다

 

호이젤이 소비자의 욕망을 파악하기 위해서 이렇게 감정에 주목하는 이유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합리성이라는 개념도 감정에 근거하고 있다는 사실이 뇌 과학적으로 증명되었기 때문입니다. 신피질에서 만들어지는 인간의 의식은 그 아랫부분에 위치한 대뇌변연계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이것은 신피질과 두정엽에서 이루어지는 정보처리가 모두 쾌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보통 좌뇌는 합리적이고 우뇌는 감정적이라는 말이 퍼져있는데 이것 또한 사실이 아닙니다. 단지 좌뇌는 언어적 과제를 처리하면서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적용하는 다소 낙관적인 판단을 내리고, 우뇌는 공간적 과제를 처리하면서 알지 못하는 것을 신중하게 판단하기 위해 다소 비관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뇌과학적인 발견들은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있어서 인간의 자아가 실제로 하고 있는 일은 없으며 모든 것은 감정에 의해 결정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품은 소비자의 감정에서 비롯된 동기 즉, 그들의 욕망과 부합해야만 합니다. 또한 명료하지 않은 상품 정보를 통해 인지 과부하가 발생하면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마주한 상황과 자극을 피하려고 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소비자 욕망의 유형에 알맞은 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여 그들이 최대한 뇌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비즈니즈를 성공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소비자 욕망의 기원은 합리적 결정이 아닌 감정에 있다는 호이젤의 주장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호이젤이 이러한 소비자 욕망의 유형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누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리뷰 3부작 >

 

 

소비자 욕망의 기원 -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리뷰(1/3)

소비자 욕망의 기원 -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리뷰(1/3) 서로의 욕망에 대해 무지한 사회 가끔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외출을 하려고 입고 나갈 옷을 고를 때면 함께 사는 친동생의 조언을 �

thejust718.tistory.com

 

소비자 욕망의 유형 -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리뷰(2/3)

소비자 욕망의 유형 -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리뷰(2/3) 지난 포스팅에서는 합리성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소비자 욕망의 기원은 감정에 있다는 호이젤의 주장을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포스�

thejust718.tistory.com

 

소비자 욕망의 공략 -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리뷰(3/3)

소비자 욕망의 공략 -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리뷰(3/3) 지난 포스팅에서는 뇌 유형, 성별, 그리고 연령에 따라 분류된 호이젤의 소비자 욕망 유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thejust718.tistory.com


참고서적

한스-게오르크 호이젤(2020/2019).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서울: (주)비즈니스북스